얼마 전, 발달에 문제가 있는 조카가 걱정 되었는지 친정 언니가 책을 한 권 보내줬다.

제목은 '틱 증상, ADHD, 발달장애 가정에서 치료하기'로 발달장애 아이를 둔 한의사 엄마가 지은 책이다.
여러 내용 중 아이에게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도움 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조금은 의아하면서도, 혹시나 도움이 되려나 싶어 아이 재우기 전 몸을 조물조물 꾹꾹 만져대곤 했다.
그러다 아이의 새로운 발달 센터를 찾게 되었는데, 아이에게서 더 어릴 때 없어졌어야 할 원시반사가 아직도 남아 있으니 빨리 없애주는 게 아이에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발 마사지, 등 쓸어주기 등이 도움이 될 거라고 하셨고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방법이라 새롭게 느껴졌다. 또 마사지인가.
그러던 지난 주말, 남편이 자폐와 치료에 대한 유튜브를 여러 개 훑어보더니 "마누라, 내가 발 마사지 해줄게!"라며 나선다.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심쿵이에게 효과가 있을지도 모를 발마사지 방법을 유튜브에서 배웠으니 나에게 연습삼아 해주겠다는 것이다.
거절할 이유가 없어 양발을 남편에게 쑥 내밀었다 ㅎㅎ
남편은 유튜브 영상을 보며 발가락 사이, 발바닥, 아킬레스건 양쪽, 종아리 등을 꾹꾹 누르고 매만지기 시작했다.
아이의 발달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아이 엄마인 나에게 먼저 연습해보는 모습에 잠깐 뭉클.
남편의 모습을 아련히 바라보고 있으니 "나 쳐다보지 말고 핸드폰이나 봐."라며 핸드폰 쥐어주는 남편 ㅎㅎ
내일부터 아이에게 꾸준히 해주면 되겠다며, 조금이라도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낸 것 처럼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부드럽게 마사지해주기 위해 마사지용 오일도 하나 구입했다.
천연 허브가 들어갔다는 오일이니 아이에게 별 문제 없길 바라며...
심쿵아,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엄마 아빠가 네 몸을 열심히 만져가며 알아가볼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말로!

블로그에 올리려고 우리 아가 발 사진을 찾다보니 태어나자마자 병원에서 찍은 이 사진 말고는 발 사진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놀랐다.
가끔은 다시 보기 힘든 자그마한 손, 발 사진도 남겨둬야지.
아기 때부터 조물조물 발마사지도 해주고 따스한 손길로 자주 매만져줬으면 조금은 더 나았을까.
신경이나 두뇌 발달에 필요한 영양분 섭취에 좀 더 신경 썼으면 혹시 자폐가 덜 심하진 않았을까.
말 더 걸어주고 상호작용을 더 해줬으면 언어와 소통이 좀 더 편했을까.. 하는 생각들이 자주 스치지만.
지금부터라도 잘 하자며 마음을 다잡아본다.
+마사지 후기
요즘 식단 관리, 영양제 먹이기, 마사지, 새 발달센터 수업 등을 시작해서 그런지 아이 말수가 조금 더 늘고 상호작용도 좀 더 좋아지는 것 같다. 매일 매일 조금씩 성장해 나가기를 :)
+참고 유튜브 영상
남편이 보고 따라하는 중인 필라테스무어님의 발마사지 영상
https://youtube.com/watch?v=RiyFuL_ZOBU&feature=sha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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