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미국에서의 임신, 출산, 육아 경험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글을 남겨볼까 합니다.
출산 후기, 입원 생활, 출산 비용 등에 대해 쭉 알려드릴게요 :)
임신 21주, 미국으로 건너가다
저는 남편 업무차 임신 21주차에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었어요.
미국에 가서 다닐 산부인과를 미리 찾아두고, 필요한 서류를 미리 준비해 갔답니다. (한국 산부인과에 검진 내역을 요청하여 가지고 갔어요.)
한국의 산부인과에서 20주에 정밀초음파를 받고 갔는데, 잘한 결정이었어요.
제가 다니기로 한 산부인과는 최신식 설비가 없는... 조금 오래된 장비만 있는 곳이더라고요.
디지털식 체중계가 없고 무게 추를 사용한 체중계가 있는 곳이라 처음에는 깜짝 놀랐답니다.
1990년대의 진료실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어요...ㅎㅎ
막달쯤 되면 새 환자를 안 받는 산부인과도 있다고 하니, 다니고 싶은 미국 산부인과에 미리 컨텍하여 새 환자를 받아줄 수 있는지 물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미국은 보험이 중요하여, 본인이 가입한 보험으로 커버가 되는 곳인지 확인을 해야해요.
임신 기간
진료 다니는 주기는 한국과 비슷했어요. 초기~중기에는 4주에 한 번, 2주에 한 번 정도의 간격으로 다니다가 막달이 다 되어가서는 매주 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국에서처럼 임당검사도 실시했어요.
다행히 별 이슈 없이 임신 기간을 보냈습니다.
39주까지 소식이 없고 예정일을 넘기는 게 싫으면 유도분만을 할 수도 있다고 하셨지만, 지켜보기로 했어요.

출산 당일
진료는 산부인과 의원에서 보다가, 출산 당일에는 연계된 대형병원의 분만실에서 출산을 하게 됩니다.
제가 다니던 산부인과는 대형병원에 오피스를 두고 있는 곳이어서 더 편리했고 심적으로도 더 편안했어요.
39주 1일차 되던 날!!
새벽 1시경, 진통이 시작되었고, 진통 간격을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새벽 3시경, 생리하듯 붉은 빛의 핏덩어리가 나와 깜짝 놀랐는데, 친구에게 물어보니 이슬이 생리하듯 나올 수도 있다고 하여 안심합니다.
새벽 4시경, 진통 간격이 확 줄어들면 급히 병원에 가야하니 샤워를 미리 해둡니다. 아이 낳으러 간다니... 마음이 싱숭생숭. 출산 가방도 체크해둬요.
오전 9시경, 진통 간격이 10분 정도로 줄어들었어요. 산모 응급실에 연락하니 병원에 오면 된다고 하여 남편과 함께 출발합니다!!
오전 10시
병원 도착하여 이런 저런 입원 서류를 작성합니다.
오전 11시
분만실이 배정되었어요. (자궁경부 2cm)
배에는 진통, 태아 심박, 산모 심박수 등을 체크하는 기기가 부착되었어요.
팔에는 촉진제 등이 투입되고 다른 팔에는 혈압계가 부착되었지요. 옥시토신 주입으로 자궁 수축활동을 활발하게 해줍니다.
오후 1시
진통이 심해지면 에피듀럴을 놔줄테니 언제든 말하라던 간호사.
진통이 점점 강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트럭이 배를 밟고 지나가는 느낌이 든다고들 하더니 딱 그런 느낌이었어요.
참을 필요 없겠다 싶어 마취과 의사를 불러달라고 요청했어요.
한 시간 뒤, 척추에 큰 바늘을 넣어 진통제, 에피듀럴을 주입합니다.
오후 2시 (4cm)
주사 투여해도 진통이 계속되었어요.
간호사가 이상하다고 하며, 마취가 잘 안 듣는다고ㅠㅠ
큰일났다 싶었는데 결국 투입량을 늘리고 한참 기다리자 약이 듣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무통천국이 찾아온 후, 남편 점심식사하러 보내고 친정 부모님을 모셔와달라고 했어요.

오후 3시
저를 쭉 봐주시던 산부인과 선생님이 오셔서 양수를 터트립니다.
너무너무 추워서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어요. 이불도 히터도 소용 없는 오한 ㅠㅠ
오후 4시
급격한 진행!! 무통 효과는 배에만 있는 건지... 골반 사이 아래쪽이 아파오기 시작됩니다.
멜론이 내려와 골반을 벌리는 느낌 ㅠㅠ
아프기도 하고 너무 불편해서 빨리 출산을 하고 싶었어요.
오후 5시,
1분이라도 빨리 선생님이 오셨으면 좋겠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초에 7~8시 출산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급격한 진행이 되어... 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신 것 같았어요.
뼈가 벌어지는 느낌, 아이가 곧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무라도 빨리 애를 받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답니다...
오후 5시 20분
도저히 못 기다리겠다 싶을때 쯤!! 선생님이 등장하셨어요.
다음 진통이 오면 바로 푸쉬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자궁 수축시 힘을 줘서 아이를 밀어내요.
10초씩 3세트로 밀어내보기를 하는데 잘 안 되네요...
오한으로 덜덜 떨며 에너지를 많이 썼는지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어요.
몇 번의 시도를 해도 안 될것 같으니, 결국 회음부 절개를 하기로 합니다...
이후 아이 머리가 보인다는 소리가 들리고... 배큠 어시스트에 들어갑니다.
(나중에 들었지만 아기가 목에 탯줄을 두 번 감고 있어 빼내기가 더 힘들었다고 들었어요.)

오후 5시 45분
이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힘을 주는 순간...!
몸에서 큰 무언가가 쑤욱~~ 빠져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선생님이 아기를 들어 올렸고, 분만실에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심쿵이 탄생!!! ㅠㅠ

출산 직후
스킨 투 스킨을 중시하는 병원. 출생 직후 아기를 제 가슴에 올려두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기 체온을 피부로 느끼며 쓰다듬어주니 뭉클...
젖을 물리니 어디서 배웠는지 쪽쪽 빨아대기 시작하는 심쿵이.
스킨투스킨 시간을 가지는 동안, 아까 절개했던 회음부를 봉합하기 시작합니다.
마취가 제대로 안 든 것인지 봉합하는 손길이 다 느껴져서 소름이 돋았지만 ㅠㅠ 잘 마무리해야하니 참았어요.
그리고 신생아 건강 체크를 진행합니다.

식사
오후 5시 45분에 출산을 하고 후처치를 하고 나니 저녁 주문을 해야 한답니다.
선택지가 다양해 만족스러웠던 병원 식사.
육류나 생선 요리, 스프, 빵, 샐러드, 과일 등이 나왔어요.
물을 달라고 하면 얼음물을 잔뜩 가져다줍니다 ㅎㅎ (한국이었으면 차가운 거 절대 안 줬을텐데...)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해 친정엄마가 챙겨주신 미역국과 한식 반찬을 먹기도 했어요.
모자동실
신생아실이 없진 않을 것 같지만.. 심쿵이는 건강하여 저의 입원실에서 함께 지냈어요.
수유도 직접 하고 (젖병 사용 안 함), 회복이 덜 되었지만 기저귀도 직접 갈아주곤 했답니다.
밤새 깨는 아이 때문에 잠을 거의 못 잤지만, 그래도 함께할 수 있어 안심이었고 특별했어요 :)
산후조리원도 없는 환경이었지만, 생각보다 버틸 만 했답니다!
입원 둘째날 일정
병원과 연계된 사진 업체에서 신생아 사진 촬영을 해줍니다. 추후 비용을 내고 현상본을 받았어요.
그리고 출생신고를 병원에서 진행하게 됩니다. 이름 후보를 미리 정해뒀다가, 둘째날 아이와 더 잘 어울리는 이름으로 결정하여 제출했어요!
입원 사흘차, 퇴원
자연분만의 경우 입원 기간이 짧아요.
일요일 저녁무렵 아이를 낳았는데, 화요일 오전에 퇴원을 했으니까요.(2박 3일)
퇴원시에는 카시트를 잘 장착했는지 확인한 후 보내줍니다.
출산 비용
미국의 경우 의료 행위 하나하나에 비용 청구가 절저하게 되는 편이고 비용도 세다고 느꼈어요.
보험으로 대부분 커버되어 실제로 낸 비용은 거의 없었지만,
자연분만의 경우 평균 13,000달러, 제왕절개는 15,000달러가 나온다고 합니다.
제가 지낸 도시에는 산후조리원이 없어 집에서 산후조리를 했어요.
회음부 절개를 하여 상처가 아물 때까지는 통증도 있고 불편했지만, 그 외에는 컨디션이 좋았고 회복이 빨랐답니다!
한국 같았으면 몸조리하느라 누워서 지내고 마사지 받으며 지냈을텐데, 제가 다닌 병원에서는 몸을 움직이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될 거라고 하여 산책도 자주 하고 마트, 공원 외출도 바로 했어요.
한국이었다면 아기 조심시키느라 100일 정도까지 집콕시켰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다들 신생아도 자유로이 외출시키는 분위기라 심쿵이도 바깥 외출을 이른 시기에 시작했답니다!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바깥 공기를 쐬니 아가에게도 산모에게도 좋았던 것 같아요.
SSN도 금방 발급되었고, 6개월 무렵에 미국여권도 신청하게 됩니다.
미국에서의 출산, 언어가 백프로 통하지 않아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병원에서의 대처나 출산 경험은 만족스러웠어요!
미국에서의 출산, 육아 경험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위 영상으로도 확인해 보세요 :)
'성장 기록 > 요즘 심쿵이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학년도 서울 내 특수학교 초등부 지원 결과...? 입학 전 준비 사항 (0) | 2024.12.03 |
---|---|
GFCF식단 실천 후기... 발달장애 및 자폐 아이에게 효과가 있었을까? (0) | 2024.03.08 |
불안도가 높은 아이 - 강박, 고집 줄이는 법 (자폐스펙트럼) (0) | 2023.11.14 |
4세 8개월(56개월), 강박과 고집이 옅어지다 (1) | 2023.06.02 |
만 4세까지 자폐스펙트럼 아이의 발달 변화 (0) | 2023.05.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