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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기록/요즘 심쿵이는...

끝나지 않는 편식, 예민해진 입맛

by 심쿵로그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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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심쿵이. 한때 참 잘 먹는 아이였다. 남들 쓴다는 이유식 재료는 웬만큼 다 써봤는데 가리는 것 없이 잘 먹었더랬다.
 
그러고 보니 죽에 오이 넣는 게 아무래도 너무 안 어울려서 오이이유식은 만들어준 적이 없지만...
시금치, 당근,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양파, 애호박, 배추, 무, 두부, 콩, 버섯, 미역, 김에 소고기 닭고기 모두 잘 먹었다.
 
각종 유제품, 달걀까지도 거부 없이 다 받아먹어 주던 효녀 심쿵이!
 
 

 
유아식이 시작된 이후에도 양호했다.
 
브로콜리, 당근, 버섯 같은 것을 볶아서 간만 살짝 해줘도 잘 먹었고 미역이나 파가 좀 들어 있어도 잘 먹곤 했다. 콩나물, 시금치, 곤드레나물 같은 것도 잘 먹었다.
 
 

한식 일식 양식 안 가리고 맛있게 잘 먹던 심쿵이.
덕분에 요리하는 보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우리 심쿵이가 요즘 반찬을 잘 안 먹는다. 잡곡 들어간 밥도 거부하고 '하얀 밥'을 외치고 있다.
 
슴슴하게 간을 한 고기 구이나 돈까스, 치킨 등은 잘 먹는 편인데 야채나 나물 같은 건 입에도 안 대려 한다.
 
그나마 소고기야채볶음밥을 하면 골고루 먹긴 하는데, 입맛에 안 맞는 날은 거부. 
 
 
 
식사 뿐 아니라 과일까지도 거부한다. 
안 먹는 과일은 감, 배 정도였던 심쿵이.
사과, 딸기, 귤, 블루베리까지도 거부하고 요즘은 유일하게 수박만 찾는다. (이 한겨울에...)
 
 
 
한때 심쿵이 위해 요리하고 아기용 식판에 플레이팅 하는 재미도, 사진 찍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요즘은 유아식에 대한 내 관심이 뚝 떨어졌다.
 
식판 세 칸을 채우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심쿵이를 위해 뭔가 만들어볼까 하다가도 '어차피 안 먹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니 뭔가를 만들 의욕이 떨어졌다.
 
그래서 잘 먹어주는 우리 남편용 메뉴 위주로 만들고, 심쿵이는 구운 고기나 떡갈비, 돈까스, 김 정도로 먹이게 된 요즘.
너무 소홀한가 싶어 나물이나 맵지 않은 물김치도 얹어 봤지만 예상대로 손도 입도 안 댔다.
 
자연스레 남편을 위한 메뉴를 중심으로 만들면서 심쿵이가 먹을만한 것을 간단히 차려내는 정도로 연명해오고 있었는데...
 
 
 
며칠 전 심쿵이는 소고기야채볶음밥을 해 먹이고 어른 메뉴로 마파두부를 만든 날이었다.
 
저녁을 먹던 남편 왈,
 
"이제 내 저녁은 대충 차려줘도 괜찮아. 간단하게 먹어도 돼. 대신 심쿵이가 먹을 만한 거랑 네가 먹고 싶은 걸로 만들어 먹는게 좋을 것 같아."라고 한다.
 
 
 
그 말이 고마우면서도 심쿵이에게 미안했다.
 
 
 
심쿵아, 요즘 엄마가 너무 소홀했지?
물론 차려줘도 잘 안 먹은 네 탓도 있다만 먹음직스러운 신메뉴 개발을 못한 엄마 탓도 있지?
 
 
돌이켜보니 최근 닭다리살 튀김이나 돈까스 같이 내가 직접 뭔가를 따끈하게 만들어 준 날, 심쿵이는 그럭저럭 잘 먹어줬다.
허니버터감자 같은 간식도 맛나게 먹어주고 직접 구운 머핀 같은 것도 열심히 먹었다.

나물이나 야채 맛있게 먹일 자신은 없다만... 유아식 관련 유튜브라도 보고 뭔가 입맛 살릴 것을 좀 만들어 봐야겠다.
 
엄마가 좀 더 신경써볼테니 잘 먹어줘 심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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