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면 만 3세, 즉 36개월까지가 치료의 골든타임이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골든 타임이 되기 전에 치료를 진행하면 효과가 크다는 뜻. 아이 연령에 따라 희망적인 말이 되기도, 절망적인 말이 되기도 할 것이다.
나는 아이 두 돌까지 마음 놓고 있다가 만 2살 반 무렵부터 발달지연과 자폐스펙트럼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불안한 마음에 유튜브에서 이것 저것 검색하다 보니 골든타임이 3세라는 말이 많았고, 자폐의 경우 빠른 진단과 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심쿵이 때문 만은 아니었지만, 코로나 및 영어 환경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판단되어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 (심쿵이 30개월 무렵)
이후 소아과 영유아검진, 동네 소아정신과 방문을 거쳐 세브란스 소아정신과에 예약을 하게 되었고, 내원 전부터 언어치료를 시작했다. (심쿵이 34개월 무렵)
그리고 예약을 몇 달 앞당겨 36개월을 맞이하기 며칠 전에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에 내원할 수 있었다. (심쿵이 35개월)

36개월 이전이 골든타임이라는 말은 알게 모르게 내게 부담이 되었다.
24개월 정도부터 액션을 취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이제 와서 후회를 해봐야 소용 없으니 그 이야기는 접고...
아슬아슬하게 36개월 이전부터 치료 및 전문가 만나기를 시작하면서 아주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벌써 만 4살 반, 54개월을 지내고 있는 심쿵이.
올 초부터 다니기 시작한 센터 원장님은 "골든타임이 언제까지인 줄 아세요? 6살까지라고 봅니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3세이냐 6세이냐는 전문가에 따라 다르게 설명하겠지만,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힘을 얻었다.
치료 적기가 있든 말든, 그저 골든타임이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 믿고 하루하루를 충실히 아이를 도우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누군가 그렇게 말해주니 한결 희망적이었다.
골든 타임이 정말 36개월까지라면 심쿵이의 경우 거의 끝물부터 치료를 시작한 셈인데, 그 시기를 흘려 보냈든 말든 앞만 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루하루 희망 갖고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더 빨리 발견하고 노력했으면 아이에게 더 도움이 되었겠지만 그렇다고 정말 눈에 띄게 성장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고, 더 늦게 발견한다 쳐도 영혼을 갈아 넣어 아이 발달을 도우면 없을 효과도 생길 것이다. (영혼까지 갈아넣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생각해보면 골든타임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말이 있었기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으로 더 빠르게 대책을 세워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미 늦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보다는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믿음으로, 내일도 모레도 힘내서 아이와 함께 해야지.
세월이 지나 자폐도 완치가 되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그러면 정말,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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