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발달에 문제가 있는 아이, 자폐스펙트럼 아이에게 RT수업이 효과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언어치료 3회를 받고 있는 심쿵이.
RT, 플로어타임, ABA, 인지 치료, 작업 치료...
받아보고 싶은 수업은 많지만 스케줄 및 예산 상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 RT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집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을 적용시켜 보기로 했다.
RT에 대해 찾아보다가 알게 된 책, '가르치지 말고 반응하라'.
RT란 Responsive Teaching의 약자로 '반응성 교수법'으로 해석된다.
아이의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부모가 주도해서 가르치기 보다 '아이가 주도하는 것'에 '잘 반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
아이와 다정하게 잘 놀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먼저 관심을 보이며 했던 행동과 관련된 주제가 아니면 그다지 반응적이라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와닿았다.
나는 사실 아이와의 상호작용이 쉽지 않다고 느끼는 엄마다. 놀아주는 법, 반응해주는 법을 잘 모르겠다. 말수도 흥도 부족한 엄마이기도 하다.
한 번은 친구 아이와 놀아준 적이 있는데, 그 아이는 내게 먼저 질문을 하고 내 반응을 기대하는 스타일이라 상호작용하며 놀아 주는 것이 참 간단하고 쉬웠다.
그런데 우리 심쿵이의 경우, 나에게 먼저 다가오거나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니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우리 심쿵이는 만 4세 반이 된 지금까지 한 번도 나에게 질문이라는 것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늘 말은 내가 먼저 걸어야 하고, 내가 말을 건다 한들 상황에 맞는 대답을 듣기가 어렵다. '네', '아니오' 같은 대답도 못 듣는 날이 허다하니 나도 모르게 소통을 포기하고 내려놓는 날도 많다.
이 책을 읽다가 발달 장애나 자폐가 있는 아이의 경우, 아이의 반응이 저조해 애착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는 구절에서 왠지 모를 위안과 안도감을 느꼈다. 내 탓 만은 아니구나, 나도 좋은 엄마가, 반응을 잘 하는 엄마가 될 수도 있었는데 아이 성향 때문에 힘든 거였구나...하고 말이다. (아이 탓으로 돌리는 건 나쁜 습관이지만 이런 안도감이 필요했나보다.)
저자는 발달 장애가 있는 아이를 둔 경우 '아이의 행동, 습관, 성향을 이해하며 꾸준히 반응적으로 상호작용을 시도하라'고 하고 있다. 아이의 반응이 저조한 것을 느끼면서 계속 반응적으로 다가가기가 쉽지는 않지만,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쭉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먼저 무언가를 제시하고 도와주려고 먼저 나서는 것 보다는, 아이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이 와닿았다.
(남편도 나도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먼저 제시하고 도와주는 경향이 있어 아이가 의사표현을 하지 않아도 불편함을 못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심쿵이에게 부족한 '자신감' 키워주는 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첫 번째는 아이가 하는 것을 가치있게 여겨 주기. (아이가 하는 행동이 엉뚱해 보여도 아이의 생각, 의도를 존중해주는 연습하기)
두 번째는 아이에게 '성공의 기회'를 자주 갖게 하기. (놀이를 할 때나 일상 속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성공의 경험을 자주 시켜주기)
그리고 부모와의 관계가 좋아야 타인과의 상호작용도 잘 할 수 있으며, 부모와의 관계가 좋고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면 성장기 내내 좋은 영향력을 준다고 한다.
아이가 자폐스펙트럼으로 관계 형성,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갖고 있지만 남편과 내가 더 노력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계속 노력해 나가야겠다.
아이가 더 어렸을 때, 더 반응해주고 말도 많이 걸어줬더라면 조금 달랐을까?하는 생각도 드는 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 앞으로 노력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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