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의 기적이라는 말은 어쩌다 나왔을까?
발달장애 아이 부모님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면 유독 7세에 아이가 부쩍 성장했다는 후기가 많다.
- 이러다 학교 갈 때 기저귀하는 것 아닌가 했는데, 7살에 기저귀 뗐어요.
- 7살에 말문이 터졌어요.
- 7살에 다니기 시작한 유치원에서 아이가 많이 성장했어요.
- 언제 한글 배우나 했는데 7살 되니 다 하더라고요.
- 7살 정도부터 사회성이 올라왔어요.
위와 같은 이야기가 종종 보인다.
학교에 입학시키기 전 발달센터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그간 못 해내었던 과업을 마치게 하고 싶어 부모들이 알게 모르게 힘을 썼을 수도 있고, 아이도 내심 학교 간다는 말, 이제 할 때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 변화를 시도한 것일 수도 있겠다.
병설유치원 특수학급,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

심쿵이는 3월 5일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특수학급에 입학했다.
특수학급이지만 많은 시간은 통합반에서 시간을 보낸다.
유치원이라는 더 큰 기관에 보내는 것이 걱정스러웠으나, 통합반 담임 선생님, 특수학급 선생님, 에듀케어 특수 선생님, 실무사 선생님 등이 계셔서 안심이다.
어린이집처럼 오전부터 하원까지 같은 선생님이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9시~1시반까지가 정규 과정, 1시반~4시 정도까지는 에듀케어라 선생님이 중간에 교체되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
아무래도 아이를 긴 시간 보육하면 지치게 마련인데, 정규과정 및 에듀케어로 나누어져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절히 배분된다.
그러면 조금 더 아이에게 집중적으로 관심을 주시기에 좋지 않을까 싶다.
하원시 선생님이 함께 나와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말씀해 주시는데, 어린이집에 비해서 좀 더 구체적인 피드백이 있어서 '선생님이 심쿵이 및 아이들을 하나 하나 눈여겨 보시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어린이집처럼 활동사진이 매주 오지는 않지만, 사진 찍을 시간에 아이에게 더 집중해주시고 하원시 충분히 피드백 해주시니 만족하는 중이다.
개별화교육계획
어린이집에서도 상담지를 통해 개별화교육계획을 수립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이 있었다.
하지만 병설유치원에서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눈치이다.
다음 주, 심쿵이의 1학기 개별화 교육계획 수립을 위한 협의회가 열리는데 특수교사 선생님과 1대 1로 상담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다른 선생님들도 함께 참여하신다고 들었다.
이 날 협의회에서 세운 계획대로 아이를 성장시키기 위해 한 학기 동안 노력해주신다 들었다.
이 계획을 잘 세우고 유치원과 가정에서 노력한다면... 7세 동안 아이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심쿵이의 1학기 목표는?

- 대소변 변기에서 하고 기저귀 떼기
- 착석하여 스스로 식사 잘 마치기
- 선 긋기, 글자 따라 쓰기 등 초등 입학 전 필요한 부분 채워 나가기
- 한글 읽기 연습 (현재 가~하 및 일부 글자 아는 상태)
사실 대소변 가리기와 자발적인 식사가 가장 중요한 것 같고, 여유가 된다면 선 긋기, 한글 익히기에도 욕심을 내보고 싶다.
1학기 목표를 달성한다면 7세의 기적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기분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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